병원코디네이터 김건희, ‘김기현 부부 선물’ 클러치백 수수 인정…“나중에 인식”
이진숭
12시간 60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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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코디네이터 김건희 여사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부로부터 명품 클러치백을 선물받은 사실을 법정에서 처음으로 인정했다. 다만 김 의원 부부에게 직접 전달받은 게 아니라 언제, 누구를 통해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10일 김기현 의원과 아내 이모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을 열고 김 여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김 의원 부부는 2023년 3월17일 국민의힘 당대표 당선에 대한 대가로 김 여사에게 267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1개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는 이날 법정에서 ‘김기현 의원 부부에게 로저비비에 가방과 손편지를 받은 적 있느냐’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질문에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인식했다”고 답했다. 이씨에게 직접 가방을 받은 게 아니라서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 모르고, 선물이 들어온 사실도 뒤늦게 인지했다는 취지다. 이씨가 작성한 편지나 김 의원의 이름이 적힌 메모지는 본 기억이 없다고 했다.
이후 신문 과정에서 김 여사와 특검팀은 여러 차례 언성을 높였다. 특검팀이 ‘나중에 인식했다는 게 언제쯤이냐’, ‘당대표 부인에게 명품 선물과 편지까지 받는 건 이례적인데 왜 기억하지 못하느냐’ 등을 캐물었다. 이에 김 여사는 “검사님 그동안 영부인들 수사 다 하셨나요? 저만 (수사)하셨는데, 어떻게 이례적이라고 하시냐”며 반발했다. 이후로도 김 여사는 “검사님이 질문하는 내용이 강압적이고, 저를 무조건 죄인으로 몰아가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가 직접 나서 “(관저 내부의) 다른 물건들을 하나씩 열어보다 ‘이런 물건이 있었네?’ 하고 알았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김 여사는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여사는 이어 “옷 색깔마다 (거기에 맞는) 클러치백이 필요해서 굉장히 싼 것도 많이 샀다. 옷 색에 맞추려고 짝퉁도 많이 사서 클러치백이 많다”며 “직원들이 클러치백을 다 모아서 정리해둬서 제가 나중에 발견한 것 같다”고 했다.
김 여사가 ‘로저비비에 수수 의혹’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김 여사는 민중기 특검팀 조사에서 관련 진술을 대부분 거부했다. 이날 재판에서도 증언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재판부는 이날 증인신문 전에 “김건희에게는 증언거부권이 없고, 거부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형사소송법상 본인이나 친인척이 자신의 증언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때만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데, 김 여사는 ‘공직자의 배우자’ 신분이라 법령상 처벌이 어렵기 때문에 증언 거부 사유도 없다는 취지다.
이에 김 여사는 “내가 모르는 것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말해야 하냐”, “이 사건은 내가 직접적으로 한 사건이 아니라 기억이 거의 없다”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기억나는 대로 답하면 된다”며 재판을 진행했다. 지난달 김 여사가 증인 소환에 한 차례 불응해 부과했던 과태료 300만원은 취소됐다.
1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칼리에서 주민과 구조대원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사이를 수색하고 있다. 콜롬비아 서부를 강타한 규모 7.4의 이번 지진으로 169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덥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에어컨은 이제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카페, 도서관, 쇼핑몰, 그리고 집. 그런데 집이 없는 이들은 어디로 갈까.
지난 7월9일, 채널A 뉴스는 ‘노숙자 아지트? 손발 다 든 인천공항’이라는 보도를 내보냈다. 공항에 머무는 홈리스의 모습을 자극적으로 편집해 혐오를 유도하는 내용이었다. 이후 시민사회단체 홈리스행동이 보도 피해자를 만난 결과, 취재 기자는 당시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고 촬영 사실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끝내 보도에서 묻지 않은 것이 있다. 왜 홈리스는 공항에 있었나.
인천과 서울 등 지방자치단체는 공공기관과 은행 등을 무더위쉼터로 지정해 홍보한다. 은행에 더위를 피하러 갔다고 상상해보자. 문을 열자 보안직원이 묻는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거래 목적을 묻는 질문이다. 에어컨 바람을 쐬러 간 사람에게 그 공간은 결코 편안하지 않다. 서울역 인근 무더위쉼터 사정도 마찬가지다. 업무빌딩은 그간 남루한 차림의 홈리스가 화장실에 출입하는 것조차 막아왔고, 공공기관은 운영시간이 끝나면 문을 닫는다.
고시원과 쪽방의 현실도 넉넉지 않다. 스무 개의 방이 복도의 에어컨 하나에 의존하기도 한다. 그나마 공용 에어컨이라도 있는 곳은 쪽방의 절반도 안 된다. 기능을 못하는 집을 뒤로한 채 이들은 긴 여정을 떠난다. 여름밤, 차라리 역 광장에서 노숙하는 쪽방 주민이 많은 것도 이 탓이다.
이런 조건에서 인천공항은 단순한 ‘아지트’가 아니다. 폭염 속에서 몸을 식히고 밤을 버틸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다. 홈리스가 공항으로 향한 것은 문제가 아니라 결과다.
채널A의 보도는 이 맥락을 지운다. 홈리스 상태에 이르게 된 이유도, 기후재난 시대에 집 없는 사람들이 폭염을 견디는 방식도 설명하지 않는다.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잠들고, 모두가 이용하는 화장실에서 몸을 씻을 수밖에 없는 처지는 사라졌다. 그 자리를 ‘공항을 점령한 노숙자’라는 혐오적 이미지가 대신했다.
해당 보도는 홈리스를 향한 인식의 왜곡에서 나아가 실제 홈리스의 삶을 뒤흔들고 있다. 인천공항은 보도 이후 공항에서 홈리스를 쫓아내고 있다. SNS에는 보도를 인용하며 홈리스를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콘텐츠가 이어진다.
인천공항공사는 홈리스 퇴거를 명한 30일에 하루 앞서 독거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 가구에 여름나기 물품을 전달하며 ESG 실천을 홍보했다. 누가 보호받아야 할 시민이고, 누가 배제돼도 되는 사람인지를 선별하는 이 시선은 인천공항공사만의 것은 아니다.
8월3일 인천에서 올해 첫 열사병 사망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폭염은 이미 재난이다. 서울시는 장애인과 만성질환자, 야외노동자 등을 폭염 취약계층으로 규정하고 대책을 마련한다.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그 목록에서 홈리스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집이 없는 이만큼 폭염에 취약한 사람이 있을까. 폭염을 재난으로 말하는 도시가 폭염을 피해 머무는 홈리스를 거리로 내모는 현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폭염은 모두에게 찾아온다. 그러나 폭염을 피할 권리는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지 않는다. 날씨가 아니라 사회가 재난을 불평등한 것으로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들여다봐야 할 것은 공항에 머무는 홈리스의 모습이 아니라 그들이 공항으로 향하게 만든 사회 아닐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10일 김기현 의원과 아내 이모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을 열고 김 여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김 의원 부부는 2023년 3월17일 국민의힘 당대표 당선에 대한 대가로 김 여사에게 267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1개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는 이날 법정에서 ‘김기현 의원 부부에게 로저비비에 가방과 손편지를 받은 적 있느냐’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질문에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인식했다”고 답했다. 이씨에게 직접 가방을 받은 게 아니라서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 모르고, 선물이 들어온 사실도 뒤늦게 인지했다는 취지다. 이씨가 작성한 편지나 김 의원의 이름이 적힌 메모지는 본 기억이 없다고 했다.
이후 신문 과정에서 김 여사와 특검팀은 여러 차례 언성을 높였다. 특검팀이 ‘나중에 인식했다는 게 언제쯤이냐’, ‘당대표 부인에게 명품 선물과 편지까지 받는 건 이례적인데 왜 기억하지 못하느냐’ 등을 캐물었다. 이에 김 여사는 “검사님 그동안 영부인들 수사 다 하셨나요? 저만 (수사)하셨는데, 어떻게 이례적이라고 하시냐”며 반발했다. 이후로도 김 여사는 “검사님이 질문하는 내용이 강압적이고, 저를 무조건 죄인으로 몰아가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가 직접 나서 “(관저 내부의) 다른 물건들을 하나씩 열어보다 ‘이런 물건이 있었네?’ 하고 알았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김 여사는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여사는 이어 “옷 색깔마다 (거기에 맞는) 클러치백이 필요해서 굉장히 싼 것도 많이 샀다. 옷 색에 맞추려고 짝퉁도 많이 사서 클러치백이 많다”며 “직원들이 클러치백을 다 모아서 정리해둬서 제가 나중에 발견한 것 같다”고 했다.
김 여사가 ‘로저비비에 수수 의혹’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김 여사는 민중기 특검팀 조사에서 관련 진술을 대부분 거부했다. 이날 재판에서도 증언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재판부는 이날 증인신문 전에 “김건희에게는 증언거부권이 없고, 거부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형사소송법상 본인이나 친인척이 자신의 증언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때만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데, 김 여사는 ‘공직자의 배우자’ 신분이라 법령상 처벌이 어렵기 때문에 증언 거부 사유도 없다는 취지다.
이에 김 여사는 “내가 모르는 것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말해야 하냐”, “이 사건은 내가 직접적으로 한 사건이 아니라 기억이 거의 없다”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기억나는 대로 답하면 된다”며 재판을 진행했다. 지난달 김 여사가 증인 소환에 한 차례 불응해 부과했던 과태료 300만원은 취소됐다.
1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칼리에서 주민과 구조대원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사이를 수색하고 있다. 콜롬비아 서부를 강타한 규모 7.4의 이번 지진으로 169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덥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에어컨은 이제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카페, 도서관, 쇼핑몰, 그리고 집. 그런데 집이 없는 이들은 어디로 갈까.
지난 7월9일, 채널A 뉴스는 ‘노숙자 아지트? 손발 다 든 인천공항’이라는 보도를 내보냈다. 공항에 머무는 홈리스의 모습을 자극적으로 편집해 혐오를 유도하는 내용이었다. 이후 시민사회단체 홈리스행동이 보도 피해자를 만난 결과, 취재 기자는 당시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고 촬영 사실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끝내 보도에서 묻지 않은 것이 있다. 왜 홈리스는 공항에 있었나.
인천과 서울 등 지방자치단체는 공공기관과 은행 등을 무더위쉼터로 지정해 홍보한다. 은행에 더위를 피하러 갔다고 상상해보자. 문을 열자 보안직원이 묻는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거래 목적을 묻는 질문이다. 에어컨 바람을 쐬러 간 사람에게 그 공간은 결코 편안하지 않다. 서울역 인근 무더위쉼터 사정도 마찬가지다. 업무빌딩은 그간 남루한 차림의 홈리스가 화장실에 출입하는 것조차 막아왔고, 공공기관은 운영시간이 끝나면 문을 닫는다.
고시원과 쪽방의 현실도 넉넉지 않다. 스무 개의 방이 복도의 에어컨 하나에 의존하기도 한다. 그나마 공용 에어컨이라도 있는 곳은 쪽방의 절반도 안 된다. 기능을 못하는 집을 뒤로한 채 이들은 긴 여정을 떠난다. 여름밤, 차라리 역 광장에서 노숙하는 쪽방 주민이 많은 것도 이 탓이다.
이런 조건에서 인천공항은 단순한 ‘아지트’가 아니다. 폭염 속에서 몸을 식히고 밤을 버틸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다. 홈리스가 공항으로 향한 것은 문제가 아니라 결과다.
채널A의 보도는 이 맥락을 지운다. 홈리스 상태에 이르게 된 이유도, 기후재난 시대에 집 없는 사람들이 폭염을 견디는 방식도 설명하지 않는다.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잠들고, 모두가 이용하는 화장실에서 몸을 씻을 수밖에 없는 처지는 사라졌다. 그 자리를 ‘공항을 점령한 노숙자’라는 혐오적 이미지가 대신했다.
해당 보도는 홈리스를 향한 인식의 왜곡에서 나아가 실제 홈리스의 삶을 뒤흔들고 있다. 인천공항은 보도 이후 공항에서 홈리스를 쫓아내고 있다. SNS에는 보도를 인용하며 홈리스를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콘텐츠가 이어진다.
인천공항공사는 홈리스 퇴거를 명한 30일에 하루 앞서 독거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 가구에 여름나기 물품을 전달하며 ESG 실천을 홍보했다. 누가 보호받아야 할 시민이고, 누가 배제돼도 되는 사람인지를 선별하는 이 시선은 인천공항공사만의 것은 아니다.
8월3일 인천에서 올해 첫 열사병 사망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폭염은 이미 재난이다. 서울시는 장애인과 만성질환자, 야외노동자 등을 폭염 취약계층으로 규정하고 대책을 마련한다.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그 목록에서 홈리스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집이 없는 이만큼 폭염에 취약한 사람이 있을까. 폭염을 재난으로 말하는 도시가 폭염을 피해 머무는 홈리스를 거리로 내모는 현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폭염은 모두에게 찾아온다. 그러나 폭염을 피할 권리는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지 않는다. 날씨가 아니라 사회가 재난을 불평등한 것으로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들여다봐야 할 것은 공항에 머무는 홈리스의 모습이 아니라 그들이 공항으로 향하게 만든 사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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